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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 없던 첫째와 달리 둘째는 채소를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어렸을 때부터 크게 편식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이것저것 골고루 잘 먹는 편이라 둘째도 당연히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집에서 자란 아이인데도 먹는 성향은 정말 달랐습니다.
둘째는 2~3살 무렵 알레르기가 심해서 한동안 쌀, 소고기, 우유 이외에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식재료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알레르기가 지금의 편식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다양해진 이후에도 특히 채소에는 거의 입을 대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집에서는 안 먹는 채소도 유치원에서는 한입 정도는 먹어본다는 것입니다. 유치원에서는 싫어하는 음식도 한입은 먹어보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아이도 나름 사회생활을 하는 것인지 집과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도 엄마 마음은 한입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여러 가지 음식을 경험하고 골고루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 저희 집에서도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왜 편식을 할까요?
편식은 단순히 아이가 고집을 부리거나 부모가 식습관을 잘못 가르쳐서 생기는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의 부모용 사이트 HealthyChildren에 따르면 어린아이에게 새로운 음식을 경계하거나 특정 음식만 먹으려는 행동은 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이에 따라 새로운 음식의 맛이나 냄새, 질감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채소라도 생으로 먹을 때와 익혀 먹을 때 식감이 다르고, 큼직하게 썰었을 때와 잘게 다졌을 때도 아이가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첫째와 둘째를 키워보니 같은 음식을 차려줘도 반응이 전혀 다릅니다. 첫째가 잘 먹었다고 해서 둘째도 당연히 잘 먹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채소를 먹지 않는다고 무조건 혼내기보다는 둘째가 어떤 형태의 음식은 받아들이는지 살펴보는 편입니다.
꼭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할까요?
편식하는 아이를 키우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영양입니다. 채소를 잘 먹지 않으면 ‘이렇게 먹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도 생깁니다.
아이에게 다양한 식품을 경험하게 하고 균형 있게 먹도록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매 끼니마다 모든 영양소를 완벽하게 갖춰 먹거나 모든 종류의 채소를 빠짐없이 먹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도 어린아이의 식사량은 끼니마다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한 끼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일정 기간 동안 먹는 음식의 전체적인 균형을 살펴보도록 안내합니다.
저희도 이제는 당근, 시금치, 브로콜리 등 특정 채소를 반드시 먹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를 조금씩 넓혀가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오늘 한입 먹어봤다면 그것도 경험이고, 오늘 거부했다면 다음에 다른 방법으로 다시 보여주는 식입니다.
짜장이나 카레에는 채소를 갈아서 넣습니다
둘째가 짜장과 카레는 비교적 잘 먹기 때문에 저희 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채소를 갈아서 넣는 것입니다.
평소 눈에 보이면 골라내는 채소도 갈아서 넣으면 모양이나 식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잘 먹는 편입니다.
채소를 갈면 영양소가 다 파괴된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단순히 채소를 갈았다는 이유만으로 영양소가 모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채소의 영양소는 가열 온도와 시간, 물을 사용하는 조리방법 등에 따라 일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서는 채소를 전혀 먹지 않는 것보다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계란말이와 계란찜에는 채소를 잘게 다져 넣습니다
채소를 항상 갈아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란말이나 계란찜에는 채소를 아주 잘게 다져서 넣습니다.
큼직한 당근이나 채소가 보이면 먼저 골라내려고 하지만 잘게 다져 계란과 함께 조리하면 거부감이 훨씬 적습니다.
가끔은 채소를 튀김으로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먹지 않던 채소라도 바삭하게 튀기면 식감이 달라져 한번 먹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튀김으로 채소를 많이 먹이는 것이 목적이라기보다 같은 채소도 조리방법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밥과 채소를 섞어 밥전도 만들어줍니다
아이들이 잘 먹는 메뉴 중 하나가 밥전입니다.
밥에 채소를 조금 넣고 계란과 함께 섞은 뒤 동그랗게 전을 부칩니다. 완성하고 보면 작은 동그랑땡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밥과 계란 사이에 채소가 섞여 있어 평소 채소만 보면 거부하던 둘째도 잘 먹는 편입니다.
이렇게 해보니 꼭 채소 반찬이라는 형태로만 먹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밥이나 계란과 함께 먹어보는 것도 채소를 경험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쿠키를 만들며 채소 모양도 만들어봅니다
저희 집에서는 아이들과 쿠키도 자주 만듭니다. 둘째가 쿠키를 좋아하기 때문에 쿠키를 만들면서 당근이나 여러 가지 채소 모양을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실제 채소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채소를 먹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매번 “먹어봐”라고 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쿠키를 만들면서 당근 모양도 만들어보고 채소 이름도 이야기하다 보면 채소를 음식으로 강요받을 때와는 다르게 접할 수 있습니다.
실제 식사뿐 아니라 장보기나 요리 과정에 아이를 참여시키면서 음식에 친숙해질 기회를 주는 방법도 편식하는 아이에게 활용할 수 있다고 AAP에서는 안내하고 있습니다.
방울토마토는 집에서 직접 키우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아이가 먹는 것뿐 아니라 음식이 자라는 과정도 경험할 수 있도록 방울토마토를 직접 키우고 있습니다.
방울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는 과일이지만 식생활에서는 채소처럼 활용되는 식품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달콤한 맛이 있어 다른 채소보다 아이가 비교적 부담 없이 접하기 좋았습니다.
직접 물을 주고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초록색 열매가 생기고 조금씩 빨갛게 익는 과정도 지켜봅니다.
마트에서 사 온 채소를 식탁에 놓고 갑자기 한입 먹어보라고 하는 것과 아이가 직접 키워본 음식을 만져보고 맛보는 것은 조금 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울토마토를 키운다고 편식이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음식과 친숙해지는 과정 중 하나로 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먹이기보다 계속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예전에는 채소를 골고루 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둘째가 채소를 잘 먹는 아이가 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싫어하는 채소도 많고 눈에 보이면 먹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 거부했다고 식탁에서 완전히 없애지는 않습니다. 짜장이나 카레에 갈아보기도 하고, 계란말이나 계란찜에 잘게 넣기도 하고, 밥전이나 튀김으로 모양과 식감을 바꿔봅니다. 쿠키를 만들며 채소 모양을 만들어보고 방울토마토를 직접 키우면서 음식과 친숙해지는 경험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에서도 새로운 음식을 아이가 처음부터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주거나 강요하기보다 반복해서 접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저희 집의 목표도 오늘 채소를 몇 개 먹었는지를 확인하는 것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는 것입니다. 첫째와 둘째가 먹는 모습이 다르듯 아이마다 속도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편식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천천히 여러 음식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지금 저희 집에서 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자료 출처
미국소아과학회(AAP) HealthyChildren.org
어린아이의 편식,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 반복적으로 음식을 접하게 하는 방법과 아이를 음식 준비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법 등을 참고했습니다. 일반인이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공개 자료입니다.
HealthyChildren 편식 아이와 새로운 음식 자료
미국소아과학회(AAP) HealthyChildren.org – Picky Eaters
아이의 식사량이 끼니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점과 편식하는 아이의 식사 지도에 관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HealthyChildren 편식 관련 자료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 The Nutrition Source
채소와 과일의 영양 및 조리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때 참고했습니다

